책 24p에 이런 내용이 있다.
[ 요가 수련을 시작하고 처음 10년 동안 내 의식 상태는 여전히 명료하지 못했고, 마음도 계속 불안했다. 깨어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기 위해 요가를 하자고 다짐했지만, 실제로는 몸이 더 좋아지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요가를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마음 수련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마음 수련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내 요가 수련에 영향을 미쳤고, 나의 변덕스럽고 산만한 정신은 내가 느끼는 큰 고뇌의 원천이었다. ]
요가 수련을 시작한지 2년, 내가 느끼는 큰 고뇌의 원천도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평생을 학교, 집,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 보내다가 몸이 망가지고 건강을 위해 처음 찾아간 요가원에서 남들보다
유연하다는 이유로 첫 요가 수업시간에 지도자 제의를 받았다. 당시 회사원이라는 직업에 싫증을 느꼈던 나는 그저 색다르다는 이유로 일반 요가수련은 거의
들어보지도 못한 채, 요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바로 지도자반 수업을 등록했고 요가 지도자 자격증을
선생님께 “넌 자세가 다 잘 나와서 가르치는 재미가 없다”라는 칭찬 아닌 칭찬까지 들어가며 별 노력 없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우리 협회의 시험은 통과했으나 아직 자격증이 나오기도 전에 면접을 보고
‘요가강사’ 일을 시작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직업에서 4개월 만에 요가강사가 되었으니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 하루 평균 6시간의 수업을 소화하며 나보다도 훨씬 오래 요가를 수련하신 분들 앞에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며 강단에 선지 벌써 1년 8개월. 회원들에게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바쁘다는 핑계와 게으름 탓에 나의
운동, 나의 수련을 할 시간이 없다. 특히 아사나로써 회원들에게 운동이 되는 수업은 가득한 열정으로 나름 나의 수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인기(우물 안 개구리지만 :P) 강사로 통하는데 명상은 항상 자신이 없어서 수련 마지막에 사바아사나로 5분정도 이완과 명상의 시간을 가질 때마다 반복되는 멘트에 내가 질려서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인요가’를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내가 하던 요가가 여태 ‘양요가’에 치중되어있는지도 몰랐는데 모든 빛에는 그림자가 있는 법. 벌써 내가 ‘인요가’ 수련을 통해 더 깊고 고요하게 내 몸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기대에 설렌다. ‘인요가’는 아사나를 위해 몸을 쓰지 않고, 몸을 위해 아사나를 사용하며 정확한 하나의 자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아사나를
완성해나가게끔 도와준다. 또한 이 책은 요가 + 중국 의학 + 명상을 결합한 ‘인사이트 요가’ 수련법을 통해 내 몸을 구석구석 관찰하고 어떠한 요가자세가 어떠한 신체부위에 적용되는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자세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해줄 뿐만 아니라 ‘비장과 위를 강화하는 인요가 쇼트/롱 프로그램’을 사진으로 보여주어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스승을 만난 듯 수련을 깊이 이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읽기 쉬운 글로써 요가 수련이 어떻게 마음의 수련으로 이어지고 또 마음의 수련이 어떻게
내 인생에 스며드는지 간접적으로나마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읽고 새내기 요가 강사로서 회원들에게 자세를 취하는 동안 내가 설명할 수 있는
멘트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그 단순한 사실조차도 기쁘다.
나 자신이 부족함 많은 요기니지만 나의 문제는 나를 포함한 다른 수많은 요가 입문자들이 가진
문제와 닮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물음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일부 해결되었다. 마음 챙김에 관심이 있는 사람, 현재의 내 몸과 내 삶을 있는 그대로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요가’를 하는, 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